봐, 웃으니까 훨씬 아름답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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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G. 번즈Elliot Grace Burns

25세 | 177cm | 65kg | Male | 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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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가 자제라는 것을 단 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귀품 있는 외모, 성숙해진 외형과 분위기는 어엿한 성인의 것이였다. 다만 단정과는 거리가 멀어진 듯 복장도 제대로 갖춰 입는 경우가 드물다. 머리는 반으로 나눠 대충 쓸어 넘기며, 활동이 불편할 정도로 길어진 밝은 금색의 머리카락은 하나로 높게 묶었다. 탁한 올리브색 눈동자에 눈꼬리는 길게 빠져있고, 처진 눈썹과 입꼬리에는 여느 때와 같이 즐거워 보이는 웃음이 걸려있다. 착용하고 있는 귀걸이는 알레이에게 선물 받은 보석으로 만들어진 것.
(@Poisonlet님의 커미션입니다!)

KEY : 충동적인, 감정적인, 변덕스러운, 쾌락주의, 공허

애착과 사랑이 원망과 미움으로 바뀌기에 5년이란 시간은 그리 짧지 않았다. 그간 받은 사랑이 없었으니 나눠줄 수 있는 사랑이 있을 리 만무했지, 바닥이 보이다 못해 파여버린 것은 공허함이 되어 어딘가의 일부가 텅 비어버리게 되었다. 날이 선듯한 태도, 부러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정을 떼어내지는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으로는 거부하고 있지만 사랑받길 원하는 것은 여전하다. 쉽게 흔들리고 무너지며 상당히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상태.

도피하듯이 파벨라에 입단한 후로는 이전과 같이 밝아진 모습을 보였다. 항상 작은 일에도 엄살을 피우고 어리광을 부리면서도 정말로 힘들 때는 오히려 남들에게 티 내려 하지 않았기 때문도 있다. 공허함은 여전했고, 우울한 감정을 지우기 위해 계속해서 즐겁고 쾌락적인 일을 찾으려 애썼다. 처음으로 전장에 나가게 되어 처음으로 누군가를 찔렀을 때 느낀 들뜨고 흥분되는 감정, 텅 빈 공허함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변덕스러우며 충동적이었고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모습은 그대로 남아있다.

001.번즈家, 5년간의 일

해리엇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것과 번즈사에서 유통된 홍차에 장난질을 해둔 범인을 조사하는 것이 결론에 가까워질수록 두 일은 점점 같은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니까 홍차에 장난질을 쳐둔 범인은 카살리스였고, 그 말은 해리엇이 카살리스에 소속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가정만 하던 것과 그 가정을 진실로 맞이한 것은 다른 문제였으니, 집안이 발칵 뒤집힌 건 당연한 일. 그와 함께 늘 해리엇을 따르고, 함께 학교를 다니며 평민들과 어울린 엘리엇에게도 외출을 제한하거나 감시를 붙여 불온한 사상에 물들이게 하지 않으려 했다.

해리엇이 카살리스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지만, 카살리스의 거처나 자세한 행방은 2년간이나 찾지 못했다. 그에 대한 조사를 계속 해오던 큰형, 루시안은 전혀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카살리스와 해리엇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고, 그 즉시 찾아내어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자의 목숨을 제 손으로 거두어 가려 했다. 저의 동생에게 휘두르는 검은 망설임이 없었으나 그보다 빨리 근처에 있던 해리엇의 동료, 카살리스의 칼에 급소를 찔리게 된다.

번즈라는 이름 뒤에 늘 따라붙던 '메르헨을 대표하는 홍차 브랜드'라는 수식어는 이제 과거의 일. 전쟁의 선포와 함께 귀족의 사치와 사교의 중심이 되던 홍차 사업은 서서히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었다. 일전의 카살리스 사건으로 떨어진 명예를 회복시키지 못해 가식적인 친분을 쌓던 귀족들은 등을 돌렸고, 정치계 쪽에서도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었으며, 위태로운 가문을 일으켜 세울 후계 또한 남아있지 않았다. 그렇게 번즈는 찬란했던 영광을 뒤로하고 저물어갔다.


002.파벨라

파벨라에 입단한 것은 약 1년, 그러니까 큰형 루시안의 부고로부터 2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시기였다. 형의 부고 이후 엘리엇은 우울증과 같은 증세를 앓았다. 방안에 틀어박힌 채 모든 일에 의욕을 가지지 못하고 죽은듯한 하루를 보냈다. 어리광을 받아 줄 사람은 더 이상 없었으며, 부모님은 우울감에 빠져있는 엘리엇을 타박할 뿐이었다. 엘리엇이 파벨라에 들어가게 된 것은 집안에 있는 것이 숨이 막히다고 느껴질 때가 되었을 즘이었고, 그렇게 도망치듯 파벨라에 입단하게 되었다.

서로의 실력을 겨루기 위한 대련이 아닌 찌르고 죽이기 위한 싸움, 그것에서 엘리엇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자극을 느꼈다. 춤을 추는 듯 휘두르는 검은 장난이라도 치는 것처럼 가벼웠지만 날카로웠으며, 망설임 없이 부드러웠다. 무모한 행동과 불량스러운 태도에 여러 번 위에서 주의를 받았지만 그만큼 확실한 공을 세웠으며, 시키는 일에는 불만 없이 따랐기 때문에 별다른 처분은 아직까지 가해지지 않았다.

싸움 자체를 즐기는 것과 별개로 카살리스에 대한 원망은 작지 않았다. 자신의 소중한 것들을 전부 카살리스의 손에 빼앗겼으니 당연한 결과. 아닌척하지만 카살리스에 들어가 루시안의 부고 이후 소식이 끊겨버린 해리엇에 대한 행방을 여전히 찾고 있다.


003.호칭과 말투

애칭은 주로 엘리로 불리지만 자신을 어떻게 불러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 한 번 기억에 남은 이름은 잊어버리지 않는 편이나 새로운 이름은 잘 기억하지 못하며, 굳이 기억하려 하지 않는다. 어리광을 부리는 듯 어린아이 같던 말투는 거의 사라졌다. 필요한 상황에서는 격식 있는 존댓말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격식을 차리는 일은 그다지 없고, 종종 날이 선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004.미각

12살 무렵, 방학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40도가 넘는 고열을 앓은 일이 있었다. 다행히 늦지 않게 열이 내려 그 이후론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 크게 앓고 난 뒤로 무슨 이유에선지 모든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의사의 소견 또한 고열이 원인이라고만 할 뿐 해결책을 주지 못했다. 음식의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되니 먹는 양도 줄어들게 되고 부쩍 우울하고 예민한 모습을 보이는 일이 잦았지만, 파벨라에 입단한 후로 몸을 움직이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먹는 양도 늘어나게 되었다. 어차피 맛은 느껴지지 않으니 편식은 하지 않지만 여전히 디저트류의 음식은 입에 대지 않는다.


「가장 행복했던 최악의 날이었지.」


그날따라 유독 지루하고 우울한 날이었어. 어느 때처럼 침대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지, 그러다 눈이 마주친 거야 창밖의 인영과. 처음엔 습격이라도 당하는 줄 알았지 뭐야 그 익숙한 붉은 머리가 레이였던 걸 눈치채기 전까진 말이야. 유독 우울했던 그날은 가장 행복한 날이 되었어. 너를 보게 되었기 때문도 있었지만 위험할 때 찾아와준 것이 자신이라는 사실이 그리도 기쁠 수 없었거든. 네가 단 한마디의 말도 글도 남기지 않고 꿈처럼 사라져 버리지 않았더라면 내내 그랬을 텐데... 정말 죽어버리기라도 한 줄 알았다니까.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토록 그리워하고 원망했던 너는 내 기억 속과 다름없이 언제나처럼 웃는 얼굴을 하고 있더라고, 야속하게도 말이야.

「이게 여행이야?!」


보고싶은 데이지에게. 안녕 데이지, 여행은 어때. 즐거워? 난 그다지 잘 못지내고 있는 데, 데이지가 없는 집안은 무척이나 외롭고 쓸쓸하거든. 데이지는 약속대로 날 소중히 대해줬으니까, 그래서인지 유독 네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 나만 두고 혼자 여행을 갔으면서 어떻게 편지 한 통을 안 보내. 네게서 오는 편지를 오늘도 계속 기다렸는데. 그러니까 결론은... 어서 돌아오면 좋겠다는 이야기야. 그런데 얼마전에 데이지 너랑 비슷한 사람을 본 것도 같아, 설마 나 몰래 돌아온 건 아니지